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라고 하면 얼핏 들어본 사람들은 저 멀리 유럽의 예술영화 감독이겠거니.. 하는 게 있다. 그의 작품들은 우리에겐 좀 낯설고 이질적인데가 있는데, 그래서 잘 이해되지 않아도 깐에서 상받았다드라, 베니스에서 상받았드라가 있으니 이해한 척? 아니면 어려워서 난 잘 모르겠다? 그런 영화들에 포함되는 거 같다.
90년대 영화붐을 20대에 겪어온 세대 중 하나로써 - mz는 절대 될 수 없는 x세대 ㅋㅋ - 유명 예술 감독 손에 꼽히는 감독이라서 유행이든 허세로든 그의 작품을 보았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으로 시작하여 <나쁜 교육>을 이름도 옛스러운 동숭아트센터에서 봤던 기억이 있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2014
내 어머니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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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39466
나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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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얼마전부터 <나쁜 교육>을 재미있게 본 남편(남편은 <태양은 가득히> 광팬.. 왜일까..(먼산))과 감독의 다른 작품을 보게 되어 주르륵 보게 되었는데, <귀향>과 <그녀에게>를 보고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함께 보았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1943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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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077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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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설정과 관계들이 얽혀 있는 게 알모도바르 영화의 특징인 거 같은데, 어쩌서인지 그냥 계속 긴장감을 가지고 보게 되더라고. 주로 동성애, 모성과 어머니, 그리고 사랑이 다루는 거 같은데, 20년 전에는 낯설었던 것들이 지금은 와닿는 게 많았다. 아마도 그건 어머니 혹은 모성과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다루기 때문이고, 우리 부부도 그걸 곱씹을만큼 인생의 구력이 쌓인 나이가 되었다는 거겠지.
그리고 어제 본 <페인앤글로리>는 가장 최근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아마도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는 거 같았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31239
페인 앤 글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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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으로 성공했지만 여기저기 아파서 고통 때문에 잠도 못자고 창작의 의욕도 없어진 살바도르. 과거 성공한 영화의 리마스터링 행사로 인해 안좋게 관계가 끝난 남자배우 알베르토를 만나 우연히 "헤로인"을 접하고 고통을 잊으면서 약에 중독된다. 그러면서 약을 하고 잠드는 순간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이 계속 꿈처럼 떠오르고, "중독"이라는 이름으로 쓴 글로 알베르토가 1인극을 하게 되면서 옛사랑을 다시 만나, 헤로인을 끊기로 하고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고통의 원인을 찾아 수술대 위에 오르기로 결심하고 다시 창작과 영화제작을 할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몇년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어린시절 첫사랑의 증표와도 같은 마음인 그림을 우연히 갖게 된다.
줄거리를 쓰다보니 이게 무슨 얘기야... 하지만 살바도르가 느끼는 육체의 고통과 해결되지 않은 관계-어머니의 죽음, 애매했던 첫사랑,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옛사랑, 30년전 성공작 배우와 불화-들이 나이들고 노쇠한 한 남자(영화를 할 수 없다면 죽은 것과도 같다고 외치는!)의 외로움과 절박함이 잘 와닿았다. 특히 육체의 고통으로 잠들지 못하는 그가 헤로인을 하면서 호로록 잠들면서 꿈처럼 어린시절이 나오는데 그건 아마도 자기 삶과도 같은 영화를 갈구했던 순수한 시절이며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깨닫는 첫사랑의 기억으로 소중한 시절이었던 건가보다. 물론 그 가운데에는 가난한 삶 와중에도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어머니의 사랑과 기억도 함께 한다.
다행히도 영화는 살바도르의 한?맺힌 관계들을 후반부에 술술 풀어준다. 아 잘되었네~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리고 그 관계들이 풀리고 사랑이 복원?되자 살바도르는 헤로인을 끊고 병원에서 고통의 원인을 찾고 수술대에 오르는 걸로 영화는 끝나는데. 사실 나이가 들다보니 수술이 간단한 거라고 해도 잘 될려나?란 불안함이 있고, 수술을 한다고 고통이 정말 사라질까? 라는 의구심도 남는다. (왜냐면 감독이 영화 초반에 꽤 공을 들여 해부학이란 이름으로 어디가 아픈지가 화려한 인체 그림과 함께 나열되는데, 아마 이 병이 사라지고 나면 다른 병이 또 드러날거야란 생각을 안할 수가 없더라곸ㅋ) 하지만 아 영화의 한장면을 촬영하는 감독 자신의 모습이 쿠키처럼 나오면서 안도할 수 있었다. (여튼 영화 속 영화 찍는 장면 넣는 거 좋아하는 듯)
나이가 들면서 여기 저기 아파오고 병원을 오가고 약을 어쩌다보면 한움큼씩 먹고 그와중에 불편한 관계들은 삶 여기 저기에 흩뿌려져 있고... (과연 살아생전 해결할 수 있을까..그런 것들) 그러면서 살아가는 자신감은 떨어지고 고집은 늘어나고 등등 아마도 영화 속 살바도르가 겪는 것들이 남일 같지 않아서 더더욱 와닿았나보다.
하지만 결국 "사랑" 만이 살아갈 힘이 된다는 건 만국 공통. 영화 속 살바도르도 영화 밖 예술영화 감독님도 그렇게 사랑하고 사랑을 기억하고 살라고 말하는 거 아니겠나. 런닝타임동안 한눈 팔 수 없는 긴장감과 감동을 준 영화 한편, 매우 소듕하다.
p.s 살바도르역을 맡았던 안토니오 반데라스. <조로>로 기억하는데 ㅋㅋㅋ 이토록 잘 늙었고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나 싶을 만큼 그의 맑은 눈에 갬동~ 남미사람인 줄 알았는데 토종 스페인인이라고 ㅋㅋ 미쿡이란 나라에서 외국인을 소비하는 건 이런 건가보다. 페넬로페 크루즈도 너무나 잘 늙었고 연기를 잘하는 아름다운 배우임.
#예술영화어렵지않아요 #페드로알모도바르 #페인앤글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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