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주말 포함해서 열흘 정도 남았다. 한창 진행 중이라 아이는 힘들다.
어제도 시험을 잘 못 볼 거 같다는둥~ 피곤하다는 둥~
야자 마치고 기냥 집에 온다고 했다가 다시 독서실 간다고 오락가락 하는 둥~
찌글거림을 시전하는 아들내미
원래 집안기조?가 10시반~11시반에 잠자리에 드는 스똴~
그래서 어릴 때부터 모든 활동은 그 전에 마치는 게 원칙이자 습관.
이건 아이의 체력패턴을 꾸준히 관찰한 결과로 내린 결론인데,
게다가 아이는 학교수업시간에 자거나 조는 건 못하는 아이이기도 함.
고등학교 입학이후에 하교가 5시가 되었는데, 귀가하고 유독 아이가 "찌글"거리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에서 찌글거리다는 아이가 힘들어서 찡찡거리고 부정적인 언사를 하고 하는 것들을 통칭함)
그때 알았어야 했음. 고등학교 수업 자체가 힘들다는 걸 말이다.
그냥 고딩초반적응이고 (원래 시작이 어려운 아이임), 늦게 마쳐서 힘든 건가 하고 오야오야 하고 넘어갔던 거 같다.
그래서인지 중딩때의 생활패턴을 고스란히 이어갔다.
본인이 힘드니깐 당연히 중딩때만큼 2-3시간 공부해도 충분히 힘들었을 거고, 충분하다고 생각했을거다.
근데 그 공부시간이면 수박겉핥기 정도의 공부 밖엔 안된다는 걸 결과를 받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면 공부시간을 늘려야 하는데 과연 어떻게?
여기서 엄마가 멱살잡고 끌고 가거나 잔소리 시전으로 할 수 있는 건 중딩때까지라는 걸 절감했다.
결국은 본인이 내적 동기 (이게 뭔지 부모는 잘 알 수 없는 거 같다)로 힘든 시간들을 견뎌야 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공부시간을 늘려야 하고, 그래서 힘들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해도 성과가 잘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오롯이 본인이 깨달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주어진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아가는 거, 이게 인생을 알아가는 첫 걸음인가 싶었다.
나중에 아이가 고1 1학기 기말고사를 치열하게 준비할 때에 너무 힘들었는지 12시쯤 공부를 마치고
갑자기 소파에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결국 자기는 공부를 못하면 아무 것도 아닌 인간이라면서 닭똥같은 눈물을 막 흘리면서 울며 불며
알 수 없는 말들을 2시간 동안하더라.
이 때 얘길 그 이후 아이랑 한 적은 없는데, 아마도 본인도 꿈꾼 것처럼 기억하지 않을까.
그날 밤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 아이가 푹 잠든 걸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다음 날 아이는 일어날 시간에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게 아침밥 잘 먹고 피곤하지 않아고 하면서 씩씩하게 등교했다.
그날 밤엔 야자 마치고 와서 일찍 잠들었다.
음청 눈치보던 엄마는 이 날 이후 아이가 찌글대면 오야오야,
힘든 기색이면 어여 자고 내일해라 정도의 말만 하려고 노력하는 엄마로 변모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고딩의 공부는 오롯이 아이 몫과 엄마의 몫이 나눠져 있더라.
각자의 몫에 최선을 다하는 게 아이의 성장이고, 엄마의 성장인 거 같다.
p.s 힘듬에 도움이 될까해서 비타민을 먹이기 시작하긴 했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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