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기말고사 준비기간이라 아이를 차로 데려다주는데, 이십분 안되는 시간이지만 아이가 조잘조잘 스몰토크 하는 시간이라 나름 즐거운데,
자기 같은 반 친구가 자퇴하고 독학재수 들어가서 공부한다고 했다고 해서 뚜둥~(얼마전 연휴에 혼자서 일본여행 가서 반아이들의 부러움을 산 아이였는데 말이지)
작년 하반기에 아이의 초딩부터의 절친이 자퇴하네, 자사고로 전학가네 어쩌고 해서 고딩생활의 만만치 않음을 타인을 통해서도 맛봤던 아이는 냉소적이었다. "그냥 공부를 하면 되는데, 학교에서도 안된 공부가 자퇴한다고 되겠냐고요" 라고. 얼핏 들으면 어른스럽고 대견한 말 같지만 아이의 말에는 답답함과 서운함 같은 게 묻어있었다. 자기도 힘들고 버티고 있는데 옆에서 그렇게 자퇴니 뭐니 해서 속상하고 도와주지도 못하고 아무 말도 못하겠는 본인이 답답한 거지. (다른아이들은 아이에게 넌 공부 잘해서 좋겠다 그런다고)
작년에 절친도 그 시기 (아마도 아이들이 현타와 현자타임을 겪을 때 그러는 거 같음)를 잘 넘기고 학교 잘 다니고 있잖냐, 아마 반친구도 그럴지도 몰라. 부모님은 그 아이가 자퇴한다고 해서 다시 생각해보라고 일본여행 보내주셨는지도 몰겠네~ 라고 주저리주저리 말해주었다.
막상 자퇴한다고 결정해도 생각보다 학교에서 자퇴의 과정은 쉽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부모와 담임샘, 학교 모두에게 큰 일이니 어찌어찌 잘 해결될 거다. (그 아이와 담임샘에 대한 신뢰있음)
학교는 교육기간이다. 입시기관이 아니고. 학교성적이 안나와서 -학교생활의 부적응도 없는데 말이지- 자퇴하겠다는 건 섣부른 이야기같다. 고딩때 대부분의 관심이 대학입학이고, 많은 공부와 활동들이 거기에 맞춰져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학교생활이라는 건 단지 성적과 입시로만 결론지을 수 있는 알파가 많은 인생살이 중 하나이다. 아이들은 그 안에서 커가는데, 좌절도 그 중요한 일부라고 생각한다.
아침부터 이러한데, 우리네 대통령께선 어제부터 수능이 어쩌네 저쩌네 구설수에 오르시니 원.. 짜증 지대로다. https://www.nocutnews.co.kr/news/5960647
尹 '수능 발언' 이튿날 교육부 대입국장 전격 경질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비 증가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 문제를 지적한 직후 교육부 대입담당 국장이 교체됐다. 교육부는 16일 대학 입시 업무를 담당했던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www.nocutnews.co.kr
수능을 쉽게 내면 아이들이 학교생활이 편해지나? 죽어라 공부하는 이유가 결국 등수대로 대학가는 거라서 그런 거 아니냐고. 서열화의 정점에 있는 경력의 대통령의 공감은 어디로 뻗어있는 걸까. 매우 속상하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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