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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냐 교육이냐

아이와의 거리_거리감이 확실해지는 고2

by 행운동한나 2023. 8. 30.

고2 2학기를 맞이한 아이는 바쁘다. 평일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먹고 학교 가고 야자하고 집에 오면 9시반쯤 되고 잘때까지 나머지 공부나 보고서를 쓰고 주말에는 학원에 가고 학교활동이 있기도 하고 밀린 보고서나 공부를 한다. 

이렇게 지내다보면 아이는 피곤해서 그런지 집에서 말수가 방학에 비하면 급격히 줄어들고, 일정이나 메뉴?정도만 단답형으로 묻고 답하는 정도의 대화만 하게 된다. 엄마는 집에서 아이가 하는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쪽이다. 안색을 살피거나 컨디션을 살피거나 뭐 필요한 거 있는 거 같으면 물어보거나 등등. 아이가 잠자리에 들어야 나도 정리하고 자러 들어가는데 아이가 부담?스러울까봐 내 일 할 거 하는 모드로 깨어있다.  

근데 이렇게 해도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고2 오면서 부쩍 그랬는데, 2학기 되면서는 부쩍 더 그렇더라고. (1학기에는 아이가 아프고 다리 다치고 내신준비하는 걸 힘들어해서 좀더 가까이 있긴 했지만 말이다) 엄마가 쭉 지켜보고 다 아는 거 같아도 학교와 학원, 바깥생활이 부쩍 많아지고 엄마가 다 알지 못하는 일과 관계들이 있을 거라서 섣불리 엄마가 보는 것만으로 잔소리하거나 잘못 한마디 던졌다가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게 자연스럽다. (나도 몇번 별 거 아닌 일로 큰소리가 나는 상황을 겪음..ㅎㅎㅎㅋㅋㅋㅋ) 

중2때 아이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크게 충돌한 일이 있은 후 나도 아이도 조심조심하지만 아무래도 아이는 커가고 엄마에게 아이는 내 새끼 자체인지라 관심을 덜어내기가 힘들었다. 

나에게 늘 큰 힘이 되는 김혜남슨생님의 "인간관계"에 대한 심리서. 처음에는 너무 내 폐부?를 찔러서 한참 시간을 두고 읽었다능 ㅎㅎ
나와 가족의 거리는 0~46센티라고 하고, 가족 중 아이와의 관계를 잘 설명하고 현명한 대처방안을 제시해주지만 그대로 하기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나에게 큰 힘이 된 책이다. 김혜남슨생님의 책은 늘 나에게 큰 깨달음과 지혜를 주는데, 특히 아이와의 관계는 더더욱 그렇다. "아이는 아이의 삶을, 부모는 부모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에 모든 것이 들어있다. 특히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더더욱 그래야한다고. 

고2가 되면서 부쩍 거리감을 느끼는데 아마 이게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일 거 같은데, 내가 섣불리 예단하거나 불안에 찬 채 말이나 감정을 쏟아내지 않듯이 내 아이한테는 더더욱 그래야 하는 거지. 조심스럽게 궁금한 걸 묻고 답을 기다리고, 이야기를 듣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되는 관계가 되어가는 거다. (이러면서도 엄마라서 정작 힘든 순간엔 밀착되어서 돌봐야 한다는 게 아이와의 관계의 아이러니) 

거리감이 부쩍 느껴져 섭섭하기도 하고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그래서 복잡한 감정이지만 받아들어야하는 일이니... 이또한 지나면 익숙해지겠지~ 그런다. 

p.s 아이가 암말 안하고 그냥 패턴대로 살다가 보통 문제가 생기면 부모들이 알게 되고 잔소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생겨서 고딩아이들과의 관계가 안좋아진다는 게 보통의 상황. 성적이 문제의 1순위고. 나는 그들과 달라!라고 생각했던 나자신을 반성해...건방진 생각이었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