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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게 사는 낙

차마 보내주지 못한 커피머신

by 행운동한나 2023. 9. 20.

커피를 좋아하는 나다.

여러 커피머신을 거쳤는데, 2012년쯤 선물받은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이 올여름 고장났다. 

 

몇 년 전부터 카페인커피를 끊어보려고 디카페인커피로 대체해도

네스프레소디카페인캡슐도 잘나와서 지난 10여년 동안 열일하던 머신이었다. 

소형가전은 주민센터가서 버려야해서 현관 앞에 둔지 좀 되었는데 차마 버리지 못하고 먼지만 쌓여가네

이 커피머신이 고장나면서 커피를 줄이라는 신의 계시?인가 싶어서 

다른 커피머신을 구매하지 않을려고 했지만, 결국은 새 머신을 구매했다. 

 

이전 것과 비슷한 모양으로 블랙으로 구매. 써보니 그간 기계도 좋아졌더라고.

여러 모델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전 것과 비슷한 모델을 고르게 되었고, 

지난 십여년동안 기술의 진보는 있었는지 새 커피머신은 좋더라고. 

 

버튼을 좀 세게 눌러야 하고, 나오는데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나고,

가끔 캡슐 넣는데가 꽉 물리지 않아서 커피가 다 나올 때까지 손으로 잡고 있기도 하면서 

커피머신과 나만의 사연들이 지난 시간들과 함께 쌓여서 그런지 

주민센터 소형가전폐기물로 가져가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오랫동안 나의 일상과 함께 했던 "물건"들에는 나의 세월과 기억, 애착이 묻어있다. 

커피가 내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듕한 것인 걸 카페인커피를 끊으면서 알았듯이 

나의 (구)커피머신도 고장나고 나서야 내 일상에서 없어서 안될 소듕한 것임을 알았다. 

 

앞으로도 (신)커피머신과 함께 나의 일상은 흘러가고 애착을 쌓아가겠지. 

그래도 아마 잊지 못할 거야 (구)커피머신, 피쉬익~크우와앙하면서 커피를 내려주던 너를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