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장마기간이다. 서울은 비가 소강상태라서 덤덤한 것만 같네. (작년엔 음청 비가 와서 큰 일이 났었는데도 말이지)
하지만 올해 장마에도 전국 여기저기에 물난리가 났다. 경북에선 산사태가 크게 나서 많은 이들이 죽고 재산피해를 입었다. 나이드신 분들이 많은 곳이라 그 참담함이 어떨지 상상이 안되네.
단연 뉴스와 SNS를 차지한 건 충북 오송지하차도에서 일어난 참사이다. 미호강 둑이 무너지면서 옆에 있던 지하차도에 순식간에 흙탕물이 차서 버스와 차들이 잠겨 일어난 사건. 공사가 부실하게 미뤄진 미호강둑 문제, 가던 길 교통통제로 우회하던 버스 문제 등 인재인 부분이 드러나면서 더더욱 안타까움을 더한다. (그저 지금은 고인들의 명복을 빌 뿐 ㅠㅠㅠ)
그와중에 늘 보는 SBS아침뉴스를 보는데 흙탕물이 몰아치는 급박한 상황에서 사람을 구한 화물차 운전기사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라.
https://twitter.com/cho_chouu/status/1680949333158686721?s=20
트위터에서 즐기는 참여하는시민🎗
“오송 지하차도에 트럭 몰고 진입했다가 버스가 멈춰있는걸 보고 밀어서 데리고 나가려고 부딪쳤는데 본인 트럭까지 시동이 꺼져버렸다고. 물에 떠내려온 세 사람 트럭 위로, 다시 난간으로
twitter.com
여러 사람을 구하셨는데, 20대 여자분이 손에 힘이 빠져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구해주셨다고ㅜㅜ 뉴스 후반에 그녀의 부모님이 감사인사를 전하러 오셨는데, 어머님도 아버님도 울면서 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는데 그 지점에 나역시 울컥하더라고.
매년 어리고 젊은이들이 죽어나가는 사건사고가 잦은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세월호참사 이후(이때는 난 아이가 초2이였는데 그 이후 사실 어디보내는 게 마음적으로 쉽지 않더라고)에 마음을 좀 졸여서 수학여행 보내는 것도 겁이 날때가 있다.
뉴스를 보고 울컥했던 건, 아마도 그 와중에 살아남은 젊은이가 있었다는 안도감과 매년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한 공황상태가 뒤섞여서인 거 같다.
이미 각자도생의 시대인 거 알겠지만, 내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국가에서 내가 왜 이토록 열심히 살아서 아이를 낳고 키우고 세금을 내고 사는지 모르겠다면 그건 나의 문제일까 국가의 문제일까.
대학입시가 아이들이 희망차게 사회로 나가는 관문 중 하나가 아니라 입시지옥으로, 아이들을 지옥의 문턱에서 지옥으로 등떠미는 게 아니라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이런 불안함을 늘 안고 있는데 이런 참사가 나면 몸과 마음이 여러 번 꺾인다.
아이는 비가 와서 오늘 서울대공원에서 예정되었던 학교행사가 취소되고 학교에서 단축수업을 진행하고 일찍 귀가했다. 이제 방학이라 옆에 끼고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오늘이다. (어제만해도 여름방학의 힘듬을 호소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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