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요즘엔 다 컸나?!보단 아이의 독립이 멀지 않았구나 란 생각이 들고. 자연의 섭리와도 같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닝겐은 미약한 존재라 그런지 감동받고 섭섭하고 등등 알 수 없는 감정이 드는 거 같다.
지난 토요일에 맥모닝을 먹겠다고 늦잠 자는 엄마보다 일찍 일어나서 맥도날드 (집에서 걸어가는 곳도 아니고 버스타고 가야하는데)로 출발한 아이가 야무지게 맥모닝으로 아침을 준비했을 때.
이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러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이렇게 한 게 처음이라 -물론 들고다니던 엄카로 결젴ㅋㅋ - 땀 뻘뻘 흘리고 다녀와서 이렇게 해놓으니 뭔가 뭉클하더라고. (작은 정성에 감동하는 게 여자고 엄마인게지)
그리고 오늘 드디어!
주민등록증에 박을 증명 사진을 찍고, 주민센터에 가서 주민등록증을 신청하러 갔다. 아이가 지문을 디지털 인식으로 찍는 걸 보면서 30여년 전 검은 인주인지 빨간 인주인지로 지문 찍었던 기억이 나더라고. 이렇게 아이는 지문이 국가기관에 남아 어디서 죽어도 신원확인이 되는 성인이 된 것이다. (범죄를 저질러도 누군지 알게 되고 말이지ㅎㅎ) 아 이렇게 다 컸구나 싶더라고.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사람구실할때까지 어찌 키우나가 그간 세월에서 늘 든 생각이었데, 이젠 그런 육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주위에선 대입지나고 나도 신경 쓸 일이 태산인 게 자식 일이라곤 하지만, 사실 아이가 어릴 때 노심초사하던 거에 비할 바는 아닐 거 같다. 물론 성장한 아이를 신뢰하는 것도 있지만 딱 20살까지가 부모의 몫이라는 신념이 있기 때문이리라.
p.s 증명사진 찍으러 가는 길에, 야구글러브 수리 맡긴다고 어제부터 싸서 오늘 집근처 우편취급국에서 보내고 톡으로 수리 의뢰하고 등등 엄마는 잘 모르는 본인의 일을 척척하더라고. 물론 보기엔 답답한 면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ㅋㅋㅋ 결국 그게 자기 일이니 그렇게 해내고 마무리함. 이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싶다.
'육아냐 교육이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2 2학기 개학 후 (1) | 2023.08.23 |
---|---|
잼버리사태에 대한 모든 것 (0) | 2023.08.11 |
방학 중 학교활동_진상학부모는 한끗차이 (0) | 2023.08.02 |
고2 1학기 종합성적_고2 1학기 기말고사 결과 (0) | 2023.08.01 |
비염수술_올해는 가지가지 (0) | 2023.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