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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냐 교육이냐

아이가 부쩍 컸다고 느낄 때

by 행운동한나 2023. 8. 7.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요즘엔 다 컸나?!보단 아이의 독립이 멀지 않았구나 란 생각이 들고. 자연의 섭리와도 같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닝겐은 미약한 존재라 그런지 감동받고 섭섭하고 등등 알 수 없는 감정이 드는 거 같다. 

지난 토요일에 맥모닝을 먹겠다고 늦잠 자는 엄마보다 일찍 일어나서 맥도날드 (집에서 걸어가는 곳도 아니고 버스타고 가야하는데)로 출발한 아이가 야무지게 맥모닝으로 아침을 준비했을 때. 

엄마 몫으로 아이스커피도 연한 드립커피로~!

이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러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이렇게 한 게 처음이라 -물론 들고다니던 엄카로 결젴ㅋㅋ - 땀 뻘뻘 흘리고 다녀와서 이렇게 해놓으니 뭔가 뭉클하더라고. (작은 정성에 감동하는 게 여자고 엄마인게지)

그리고 오늘 드디어! 

가방 메고 있는 실루엣이 아이고, 보이는 손은 아이손을 잡고 지문찍는 주민센터 직원분

주민등록증에 박을 증명 사진을 찍고, 주민센터에 가서 주민등록증을 신청하러 갔다. 아이가 지문을 디지털 인식으로 찍는 걸 보면서 30여년 전 검은 인주인지 빨간 인주인지로 지문 찍었던 기억이 나더라고. 이렇게 아이는 지문이 국가기관에 남아 어디서 죽어도 신원확인이 되는 성인이 된 것이다. (범죄를 저질러도 누군지 알게 되고 말이지ㅎㅎ) 아 이렇게 다 컸구나 싶더라고.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사람구실할때까지 어찌 키우나가 그간 세월에서 늘 든 생각이었데, 이젠 그런 육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주위에선 대입지나고 나도 신경 쓸 일이 태산인 게 자식 일이라곤 하지만, 사실 아이가 어릴 때 노심초사하던 거에 비할 바는 아닐 거 같다. 물론 성장한 아이를 신뢰하는 것도 있지만 딱 20살까지가 부모의 몫이라는 신념이 있기 때문이리라. 

p.s 증명사진 찍으러 가는 길에, 야구글러브 수리 맡긴다고 어제부터 싸서 오늘 집근처 우편취급국에서 보내고 톡으로 수리 의뢰하고 등등 엄마는 잘 모르는 본인의 일을 척척하더라고. 물론 보기엔 답답한 면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ㅋㅋㅋ 결국 그게 자기 일이니 그렇게 해내고 마무리함. 이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