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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냐 교육이냐

은둔형 외톨이_20대는 힘들어

by 행운동한나 2023. 9. 5.

https://youtu.be/FGFJSOCzbo0?si=qON6xWRm30llDKG- 

은둔하다가 나온 청년이 고맙게도 실명을 공개하고 인터뷰해주었고, 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시는 전문가분의 인터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히키코모리. 일본의 사회문제로만 접했던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우리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라서 그간 티비 다큐에서도 몇 번 조명되었던 걸 본 것도 같은데, 주변에 아직까지 은둔형 외톨이 사례를 본 적은 없는 거 같다. (드러나지 않아서 일까....ㅠ) 

 

보통 이런 문제를 20대에 겪는다는 게 안타까운데, 20대면 세상으로 나아가 탐색하고 우당탕탕 좌충우돌하면서 자기만의 경험을 쌓아가는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이상적이고 나이브한 꼰대 생각인가...) 어느 순간 가족과 대화조차 하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는 이해되지 않는 거 같다. 

 

그래도 본인 실명까지 드러내고 세상으로 나온 인터뷰이는 좀 긴장한 거 같지만 찬찬히 자기가 왜 그렇게 된 거 같고 어떻게 지냈고 다시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던 과정을 잘 말해주었다. 그가 겪은 어려움들이 이해되는 면이 있었다. 

 

이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지금 20대들이 겪는 일들이 남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세상으로 튀어나와 칼부림을 하기도 하고, 학교라는 직장에서 자살을 하기도 하고, 집안에 은둔해버리기도 하고 등등 지금 청년세대가 겪는 일들은 단지 당사자만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우리 가까이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이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은둔형외톨이였던 인터뷰이는 가족과 대화조차 하고 싶지 않은 게 자신에 대한 기대, 즉 번듯한 직장이나 능력을 갖길 원하는 친구나 가족들의 말들을 회피하기 시작하는데서 은둔이 시작되었다고 하고, 전문가가 말한 해결책 중  비슷한 처지에 있는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이나 상담을 해 줄 수 있는 젊은이들과 은둔형 외톨이들을 연결시켜주었을 때 가장 효과가 좋았다고 말한 부분이다. 

즉 문제의 시작과 해결이 결국은 "관계"라는 건데, 어쩌면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과 말한마디, 겪는 어려움에 대한 소통이 있었다면 그렇게 은둔하지 않았다는 거다. 그리고 은둔한 이들도 자신만의 의지로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니라 건강한 관계를 통해 의지해야 자립할 수 있다는 거. 

 

20대는 확실히 힘들다. 나도 20대에 죽을 만큼 힘들었던 기억을 잊지 않았다. 그래도 운이 좋아 의지하고 기댈 관계들이 있어서 어찌저찌 여기까지 왔다. 20대가, 청년세대가 나약해서, 눈만 높아서, 어려운 일을 싫어해서 같은 말들은 그냥 불편한 걸 보기 싫은 이의 이기적인 말일 뿐. 잔소리나 듣기 싫은 소리보단 묵묵히 들어주고 단음료라도 한잔 건낼 수 있는 20대 주변의 사람이 되길 바래본다.